게임 기획

게임 기획자는 크리에이터이고 멀티플레이어다.

볼태르 2023. 11. 10. 20:43

<드래곤 퀘스트>의 기획자인 호리이 유지는 게임에서 오직 재미만을 추구한다고 했고 <파이널 판타지>의 기획자인 사카구치는 재미에다가 감동까지 다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한다. 감동을 더해서 게임을 예술의 경지로 이루고 싶었던 것이 사카구치의 꿈이었던 것이다. 게임을 단지 놀기 위한 재매의 수단으로 보든 혹은 감동을 선사하는 예술의 형태로 보든 그것은 각 기획자마다의 가치관과 철학의 차이다. 뭐가 옳고 그른지를 평가할 필요는 없다. 각자 자신이 게임에서 무엇에 무게를 두고 구현하고 싶은지가 다를 뿐이다.

다만 게임 기획자는 일반 작가와는 다르게 환자만의 만족을 위해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다같이 즐기는 상품을 개발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필자가 이 파트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게임 기획자는 크리에이터라는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게임 기획자를 디자이너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크리에이터라고 말한다. 한미일이 게임 기획자를 지칭하는 말이 다르다는 사실이 꽤 흥미롭다.

게임 기획자라는 말에 반감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슨 일인가를 도모하고 추친한다는 기획의 뜻이 충분히 타당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게임 기획자를 크리에이터라고 부를까? 그것은 게임 기획자 디지털 가상 세계의 창조자 이기 때문이다. <울티마>의 기획자 리처드 개리엇의 "우리는 세상을 창조한다 라는 한마다는 게임 기획자의 역할을 정확하게 웅축하였다. 게임 기획자는 디지털 가상세계 안에서 플레이어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상적인  디지털 가상공간을 창조하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디지털 가상공간을 다스리는 규칙과 그곳에 살고 있는 캐릭터를 설정하는 것이 기획자의  첫 번째 역할이다. 세계관 설정에서는 플레이어가 애착을 가지는 캐릭터와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세계, 그리고 그 세상을 지배하는 규칙을 창조해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고의 쿠리에이터는 조지 루커스다. 루커스는 <스타위즈>라는 세계를 만들어냈다. <스타위즈>는 영화로 시작해서 책으로 나오고 게임으로도 나왔다. <스타위즈>라는 하나의  세계가 각가 다른 장르에 걸쳐서 탄생할 수 있는 것은 <스타워즈>의 세계관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뜻이다.

게임으로 치면 <포켓몬스터>가 새로운 세상을 차조하였고 원소스 멀티유스로 세상을 장악하다시피 하였다. 이제는 애초부터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 각종 문화 장르로의 진출을 염두하며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콘텐츠를 매력적인 것으로 만드는 세계관이다. 게임 기획자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콘텐츠의 흐름을 이해하고 전체 장르를 아우르는 세계관을 창조해 내는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 조지 루커스가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창조하면서 했던 일을  우리는 기획에 반영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조지 루커스처럼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창작에 대한 열정과 신선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이다. 결국 그것이 게임 기획자로 살아남기 위한 기본적인 자질이다.

사람을 즐겁게 하고 싶다는 소망 하나로 게임 기획자가 되지만 막상 게임 기획자가 되고 나면 여러 가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출근 첫날부터 봉착하게 되는 딜레마는 회사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업무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문제는 초보 게임 기획자와 다르게 경력 게임 기획자는 게임 기획이 일정한 시스템에 의해서 업무가 나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야 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게임 기획자란 단어의 뜻 자체가 두리뭉실한 만큼 그 역할과 포지션 또한 게임 개발팀 내에서 애매 모 하다. 무슨 일인가를 도모하고 추진하며  계획한다는 말은 멋있는데 막상 해야 할 일을 따져보면 명확한 선이 없다. 이게 그래픽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인지 게임 마스터가 해야 할 일인지 헷갈리 기 시작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분명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은 것 같은데 역할과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아 개발팀에서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회의를 품게 되고 방황하며 좌절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급기야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 회사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으로 전락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한 법 수동적인 사람이 되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게 된다. 팀원들에게서는 이기적이라는 말까지 듣는다. 자신감이 없는 기획자는 절대 좋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다. 자기 지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모든 창조력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게임 기획자는 항상 몸과 마음에 창조적인 에너지가 흐르도록 해야 하며, 그러한 에너지의 원천은 내가 세상을 움직이는 주인공이라는 충만한 자신감이다. 게임 기획자로서 역할과 포지션을 분명하게 하여 개발팀 네에서 자신의 존재를 개발팀 모두에게 인식시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팀 내에서 기획자로 인정받고 탄탄한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을까?  게임 기획이라는 작업은 무 썰듯이 그냥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게임 기획자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기획자도 컨셉 디자이너, 레벨 디자이너, 퀘스트 디자이너, 수치 밸런싱 디자이너, 품질관리 디자이너  등으로 나뉘고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게임 개발 패러다음은 중대한 변화를 모색 중이다. 한때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철저하게 업무를 나누었다. 세가 같은 경우는 프로그래밍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게임을 만들고 있는 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철저히 명세서에 의해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픽 역시 원화, 매핑, 모텔링, 애니메이션으로 나뉘어 작업했는데 특정 게임 개발팀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지시한 그래픽 리소스들을 작업해 주는 그래픽팀에 소속되어서 일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철저한 분업화를 통해 업무의 극대화를 이루겠다는 생각과 결원이 생길 경우를 대비하고 게임의 기밀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처방전이었다고 한다.

세가는 한떄 1년에 게임을 50개 이상 발매하며 게임 개발 효율성의 극치를 보여주고 많은 회사들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결국 개발자들 간에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면서 게임의 질이 갈수록 떨어졌던 것이다. 물론 경영상의 이유도 있었지만 차후 세가는 와우, AM2, 히트 메이커, 어뮤즈먼트 비전, 소닉 팀, 스마일 비트, 디지털 렉스로 개발팀을 분사하게 된다. 이때일본 게임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다. 세가의 분사 이후 <파이널 판티지>의 사카구치, <바이오하자드>의 오카모토, <스트리트 파이터 2>의 후나미즈 등 유명 게임  기획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독립을 하여 개발사를 직접 차린 것이다. 이러한 지각변동은 게임 기획자에게 중대한 변화를 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앞으로 컴퓨터 게임의 제작 방식이 대규모 팀에 의한 철저한 분업보다는 소규모 팀에 의한 협력 위주의 민첩한 게임 개발의 형태로 바뀌게 되는  것을 암시한 사건이었다.   

'게임 기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 기획자는?  (0) 2023.12.04
게임 기획자 는 멀티플레이어 이다  (1) 2023.11.14
콘셉트 기획 2  (0) 2023.11.01
콘셉트 기획  (1) 2023.10.23
시스템 기획 3 & 콘셉트 기획  (0) 2023.10.23